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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볼(Money ball) - 2011

열린 공동체 사회 2013. 12. 16. 11:28



머니볼 (2011)

Moneyball 
8.2
감독
베넷 밀러
출연
브래드 피트, 요나 힐, 로빈 라이트,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케리스 도시
정보
드라마 | 미국 | 133 분 | 2011-11-17
글쓴이 평점  


이 영화는 실화에 바탕을 둔 이야기이지만,

가슴뭉클한 감동을 주는 전형적인 스포츠 영화는 아니다.


만약 브래드 피트가 주연이 아니였다면,

진짜 지루하게 느낄 만한 영화인 것만은 사실이다.

(주연 캐스팅이 진짜 중요하다는 것을 세삼 느낄 수 있었음)


이유는 너무나 명확하다.
이 영화는 현실을 너무나 사실적으로 그렸다.

주인공 빌리 빈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그러한 내용들은 관객을 몰입시켜서 감동을 주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사실을 더욱더 사실로써 전달하기 위한 설명일 뿐이며,
지나치게 감정이 몰입되려고하면 다시 현실로 돌아와버린다.
(물론, 배우 캐스팅에 있어서는 사실을 과장하기 위한 요소들이 살짝 보임)

이 영화는 너무나 사실적이기에 너무나 많은 것을 담고 있다.
그래서 감동은 떨어지지만 대신에 많은 것을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다.

진짜로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거나,
야구나 이런 스포츠계에 몸을 담았던 사람이라면
최고의 스포츠 영화로 기억될만 할 것 같다.
 
철저히 빌리 빈(브래드 피트)에 의해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그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사람일뿐이며, 이 영화의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야구 그 자체이다.

이 영화의 핵심 메시지는
누가 뭐라고해도 이 대사이기 때문이다.

“이래서 야구는 사랑할 수 밖에 없다니까…”


'패러다임을 바꾸다' 오클랜드 빈 단장 < 관련 기사보기


이 영화는 철저히 빌리 빈의

머니볼 신화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에 대한 수많은 기사와 책은

'세이버메트릭스'기법이 그의 성공 근원이라 이야기한다.

직관에 의해서 관습적으로 진행되던 스카우트 업계에서

철저히 통계에 기반한 평가와 저비용 고효율 구조를 완성해낸 경영 철학


역시 놀라운 신화라 불릴만한 업적이다.

특히나, 관습과 편견을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그는 대단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의 성공의 비결이

단순히 세이버메트릭스란 방식에만 있을까?



수 많은 구단들이 세이버메트릭스기법을 도입하면서,

더 이상 저평가된 선수를 쉽게 영입할 수 없게 되자 오클랜드도 부진을 겪게 된다.


그리고, 빌리 빈을 따라했던

보스턴, 시카고, 템파베이 등의 구단들도 재미를 보게 된다.


이런 측면을 보면 '세이버메트릭스'가 패러다임을 바꾼 것만은 확실한 것같다.


하지만, 최초의 개척자였던 빌리 빈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세이버메트릭스'라는 방법만으로는 절대적으로 불가능했다.


이 영화에서는 그 부분을 절대적으로 놓치지 않는다.


머니볼의 신화는 관습에 맞선

개인의 용기와 철학, 그리고 희생의 산물이다.



빌리 빈은 다혈질적이며, 자신의 고집이 매우 강했다.


하지만, 징크스 때문에 경기를 직접 관람하지 않고,

냉정함을 잃지 않기 위해서 선수들과의 소통을 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딸을 너무나 사랑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기도 했다.


유망주였던 선수시절의 아픈 상처는 그의 철학을 강하게 만들었고,

자신의 아픔을 극복해내기 위해서 그는 과감하게 모범을 강행하기로 한다.


처음에는 구단에 돈이 없어서 고육지책으로 시작했고,

감독은 자신의 경력 관리만 생각했고, 선수들은 제 멋대로였다.



하지만, 빌리 빈은 자신 철학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온갖 반대를 무릎쓰고 자기 스스로를 내어 던지는 승부수를 던진다.


어짜피 지금 상태로는

죽도 밥도 안된다는 것을 깨달은 빌리 빈은


모험이 실패하게 되면 단순히 욕을 먹는 것 뿐만 아니라.

실업자가 되어 사랑하는 딸을 더 이상 못 볼 수도 없게 될 수도 있는 선택을 한다.


마지막 배수진을 치는 어이없어 보이는 트레이드를 단행하고,

선수와 소통하지 않는다는 자신의 철칙도 과감히 버리고,

선수들과 직접 소통하며 자신의 철학을 전파하고 그들의 마음을 얻는다.



결국, 그의 모험은 성공했고

선수단은 20연승이라는 놀라운 신화로 화답해준다.

이론과 철학, 그리고 도전과 모험, 용기와 신뢰의 결과였다.


하지만, 연속되는 플레이오프에서의 실패는

머니볼의 한계를 들어냈으며, 빌리 빈은 자신의 철학에 물음표를 던지게 했다.


마침, 그에게 제시된 보스톤이라는 최고 명문구단의

초특급 연봉은 그에게 현실에 타협하는 새로운 돌파구였다.


표면적으로는 딸과 헤어지기 싫어서라고 했지만,

그의 선택은 결국은 야구는 돈이나 명성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였다.


+


머니볼의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특히나 합리성이란 무엇인가라는 고민을 하고 있던 나에게

효율성의 측면과 인간의 마음을 얻는 부분이라는 것에 대해서

또 다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부분이 존재했다.


머니볼은 기존의 직관에 의존하던 스카우트 분야에

통계에 기반한 합리성과 효율성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방식이다.

하지만, 그것이 혼자만의 철학으로 밀어붙일 때는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승부수를 던졌고,

선수들과 공감하며 숫자 이면의 모습을 보았을 때 그는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선수를 시즌 중에 퇴출시키는 비인간적인 선택도 병행한다.)


합리성과 효율성의 문제에 대해서

사람이 아닌 숫자만 봐서는 절대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조화가 어찌보면 내가 추구하는 경영철학과 잘 어울어지는 것 같다.

(물론 내가 빌리 빈 같은 방식으로 경영을 할지는 아직까지는 좀 미지수이다.)


+


한국의 빌리 빈으로 불리는 이장석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거지볼'이라 불리면 팀을 망쳐놨다고 비난 받았지만,

작년부터 팀성적이 오르고, 김병현과 이택근을 영입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그가 트레이드로 대려온 선수들이 대박을 치고,

그가 팔았던 선수들이 대부분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그의 선수 보는 안목과 협상력에 대해서도 빌리장석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올 해부터 본격적으로 우승을 노리겠다던 이장석

넥센 히어로즈가 과연 올해 몇 위로 시즌을 마감할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