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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한국경제 길을 말하다 - 지승호 (2007)

열린 공동체 사회 2013. 12. 29. 09:39
장하준, 한국경제 길을 말하다
국내도서
저자 : 장하준(Ha-Joon Chang)
출판 : 시대의창 2007.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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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라는 책으로 한국 대중에게 해성같이 등장했던

장하준 교수와의 한국 경제에 대한 인터뷰 내용들을 정리한 책이다.

 

전문 인터뷰의 견해로 정리한 그의 이야기는

그가 직접 쓴 책을 읽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었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국방부에 의해서 금서로 지정되면서,

아이러니하게 한국에 알려지기 시작한 장하준 교수는

좌파라하기에는 너무 우파스럽고, 우파라고 하기에는 좌파스러운 흥미로운 인물이다.

 

하지만, 오히려 그러한 특징이

그를 마이너한 견해를 가진 학자로 포지셔닝 했다는 점에서

참 너무나 재밌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보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잡힌 시각을 가졌다고 할 수도 있는데,

오만과 편견으로 똘똘뭉친 대한민국에서는 이도 아닌 저도 아닌 인물이 되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의 견해는 주류 경제학의 헤게모니에 빠져있던

대한민국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였고,

최근작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통해서 더욱더 대중성을 가지게 되었다.

이제는 보수적인 언론조차도 그를 인정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더욱더 재밌게 느껴진다.

 

장하준 교수의 책들이 점점 더 대중적으로 더욱더 공감대를 형성해나가며

편협했던 한국 경제학계에 새로운 시각을 던져주는 것 같아서 너무 재밌다~

 

지극히 긍정적 마인드인 그의 견해가 새삼스레 힘을 얻고 있다는 점이

또 다른 흥미로운 포인트인 것같다.

 

+

 

그는 미국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신자유주의 경제학에 반기를 들면서도,

극단적인 사회주의적 관점에 대해서도 반기를 든다.

 

쉽게 이야기하면서,

자본주의 논리를 기반으로 사회주의적 관점으로 해석한다고 해야되나?

 

하지만, 이러한 단순한 논리로 그의 견해를 너무 단순화시키는 것은

너무 편의주의적 발상인 듯하다.

 

그가 말하는 사회적 대타협, 대세론에 대한 경계, 착한 사마리아인과 공존의 논리

 

신자유주의 경제학이 가진 논리적 오류에 대해서는 내가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공존의 논리에 대해서는 가진 자에 대해서 너무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에서

 

허를 찌르는 듯한 그의 지적들은 책을 읽는 내내 내 마음을 뜨끔뜨끔하게 만들어 버렸다.

 

난 신자유주의 경제학에 대해서는 그냥 감성적으로 싫었고,

공존의 논리에 대해서는 이성적인 논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나의 태도는 오히려 새로운 편견을 만들었고,

어떠한 현실도 냉철하게 바라보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사실은 현재 사회운동을 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고,

무조건 갖지 못한 자의 견해만 갖는 것이 미덕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고 진정한 공존을 원한다면,

이것 또한 사회를 분열시키는 새로운 편견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장하준 교수가 길이요, 진리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는 다만 새로운 시각으로 현실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었고,

 

양쪽에서 모두 비난만 받는 어중간한 학자의 견해가 아니라,

양쪽의 견해를 이어줄 수 있는 브릿지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

 

이 책은 처음 장하준 교수의 책을 읽었을 때와 비하면

다소 별로 신선하지 못하며,

가장 최근의 글에 비하면 짜임새나 흐름이 세련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 경제에 철저히 포커싱한 그의 견해들을 들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재벌에 대한 그의 견해와 노무현 정권에 대한 의견은

신선하면서도 흥미롭게 느껴졌다.

 

'편리한 거짓'에 맞짱뜬 '불편한 진실' 이라는 이 책의 키워드와

 

나쁜 사마리아인들에 이어서 다시 한 번 언급된

"사람들은 옳은 쪽이 아니라 쉬운 쪽을 선택한다" 라는 해리포터에 나왔던 인용구

 

이 두 가지는 내 가슴 속에 명확히 세겨두고 싶다.

 

+


장하준 교수의 주장들은

주류 경제학의 견해를 못 벗어난다는 한계를 들어낸다...


그리고 이 책을 처음 읽었던 2년 전에는 감동을 했지만,

실질적으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 못하는 모습에서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그렇다면 현재 자본주의의 문제점에 대한

보다 더 근본적이고, 실질적으로 구체적인 대안은 무엇일까?


그러한 고민의 연속선 상에서 만난 것이 바로 사회적 경제의 개념이다.


하지만, 아직도 사회적 경제의 개념은

실천하기에는 아직 구체성에서 다소 무리가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사회적 경제라는 개념에 대한

범 사회적 공감대의 형성에 있어서도 아직도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협동조합과 사회적 경제...


이 것이 바로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을지...

더 많은 연구과 공부가 필요하며, 이 것이 나에게 주어진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