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al Innovation

문재인은 아름답다...

열린 공동체 사회 2012. 12. 23. 12:45

대선이 끝나고 나니,

참~ 이 생각 저 생각 많이든다...


12월 19일 대선 날, 하루 종일 노무현 관련 기사와 방송을 찾아봤다...


투표율이 역대 최고 수준이었고,

난 스스로 문재인의 승리를 장담하고 있었다.

전체적인 분위기로는 압도적인 승리였다.


난 어쩌면 문재인을 통해서 노무현의 억울함을 입증해보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투표일에 하루 종일 노무현을 그리며 혼자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의 실패가

결국은 문재인의 발목을 잡았다.


난 노무현 대통령을 존경한다.

역대 최고의 대통령은 노무현이였다고 강하게 주장한다.


하지만, 난 모든 사람앞에 당당히 이야기할 수 있다.

노무현 정부는 실패한 정권이라고~


이유는 단순하다~

노무현은 진짜 국민의 꿈으로 만들어진 대통령이다~

노무현의 실적은 나름 훌륭한 점이 많았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국민의 꿈은 그 정도 수준이 아니었다.


물론 보수적인 언론과 이명방 정권에 의해서

굉장히 평가절하됐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만큼 잘했어야 한다.

정치 세력이 아닌 국민이 만들어준 대통령이기에 진짜 잘했어야 한다.


그게 국민들이 노무현에게 바랬던 꿈의 크기였던 것이다.

기대가 컸던 만큼, 그 모든 비난을 혼자 받아야만 했다.


무엇보다도 이명박 정권을 탄생시킨 장본인이기에 역사의 큰 죄를 지었다.

그리고, 노무현이 추진했던 정책 실수들이 이명박 정권에서 더 커졌다.


노무현의 의지는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솔직히 능력 부족을 들어내며, 결국은 실패한 정권이었다.



그의 친구 문재인이 등장했다.

그는 정치에 관심도 없었고, 권력에 대한 야망도 없던 사람이다.

(속 내는 모르겠지만, 일단 그렇게 보이고, 난 그렇게 믿고 싶다.)


하지만, 그의 친구가 어떻게 죽었는지 지켜봤고,

역사의 사명이라는 것을 수행하기 위해서 억지로 끌려나왔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1년 밖에 없었다.


정책을 구상할 시간도 주어지지 않았다.

총선, 민주당 경선, 대선으로 이어지는 강행군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문재인은 지치지 않았고, 한 번의 큰 잡음 없이 선거를 마무리했다.

안철수와 단일화 논란에 위기도 있었지만, 문재인은 잘 이겨냈다.


그리고 선거 10일전에 완성되기는 했지만,

맨 땅에서 시작해서 그래도 많은 의견을 반영해서 만들어내기는 했다.


이 번 과정을 보면서

왜 노무현이 자랑스러운 친구라 이야기했는지~

왜 국민들이 문재인을 억지로 끌어냈는지~


문재인이라면 믿을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직 대통령으로는 충분히 준비되지 못했다.


노무현은 정치권에서 바보 소리 들으면서 15년간 끈질기게 싸웠다.

국회의원을 2번이나 했고, 3번이나 떨어졌으며,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했다.

분당과 합당과정만 2차례나 겪으면서 언제나 실리는 없지만 끝까지 정의를 지켰다.


노무현은 국회와 행정부를 거치면서

그 뛰어난 능력을 국민들에게 인정받았으며,

15년간 항상 실속도 없으면서 정의편에 서면서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에게는 신념이 있었고, 그는 진심으로 대한민국을 바꾸고 싶었다.

단일화 과정에서도 선거에서 지더라도 좋으니 타협할 수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런 노무현도 실패했다.

민주화 세력은 경험도 없었고, 전문가도 부족했고,노무현은 고립됐다.

타협하지 않는 노무현의 태도에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은 언론플레이를 해버렸다.

결국은 실리도 정의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고 5년이 끝나버렸다.


노무현의 실패는 그를 믿었던 국민들에게는 뻐 아픈 실패이고,

준비 안된 개혁에 대해서는 쉽게 믿어줄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래서 이번에도 문재인을 못 믿었을 것이다.

노무현에 대한 상처가 아직도 생채기로 남은 것이다.

문재인의 모습에서는 아직도 노무현의 그림자가 체 가시지 않았다.


노무현에 비해서 엄청난 규모의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이 모였지만,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우지 못한 것이 아직도 변화를 주저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갑자기 불려나온 문재인은 준비도 완벽하지 못했다.

정권교체를 외치면서 교체된 대한민국에 대한 희망을 주지 못했다.


메세지도 노무현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으며,

정책 내용은 좋아 보이는 내용들이 다 모여있었다.

그리고, 바뀐 정권이 만들 희망찬 대한민국의 청사진이 없었다.

결정적으로 국민들의 가장 큰 이슈인 민생 경기 회복에 대해 소구하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은 48%라는 어마어마한 득표율을 보였다.

(단순 득표수로는 노무현보다 많지만, 유권자 증가 수를 고려하면 약간 낮은 수치다.)


반 박근혜에 의한 표가 상당수이기는 하지만,

민주당의 삽질에 비교하면 문재인은 충분히 저력을 보여주었다.


민주당에서는 도저히 질 수 없는 선거에서 졌다고 비난하지만,

도저히 질 수 없는 선거에서 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민주당의 문제가 더 크다.


그들은 인물찾기에만 혈안이 되었고,

그들의 목표는 오직 선거에서 이기는 것밖에 없었다.


선거 운동에서도 보이는 인물만 보이고, 하나되어 밀어주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안철수 단일화 과정에서는 민주당의 세력들이 판을 깨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들의 정권심판 목소리는 스스로 정권을 잡기위한 핑계에 불과했다.


그러면서 친노를 욕하고 문재인을 탓한다...

아무래도 민주당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질 때가 된 것 같다.

(물론 친노가 잘못한 것도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나머지 사람들이 욕할 자격은 없을 듯하다.)


문재인이 국민 정당을 만들어 안철수와 경쟁한다면,

진짜 기존의 정치를 뒤바꿀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문재인이나 안철수가 이야기했던 국민 정당이나 시민의 정부는

기존 정당 시스템으로는 도저히 할 수가 없는 그림이다.


문재인은 절대로 이대로 물러서면 안된다.

문재인이 약속한 새로운 세상은 아직 시작하지도 못했다.


48%의 국민들은 민주당이 아닌 문재인을 믿었다.

그 힘을 절대로 무시하면 안된다


솔직히 아직까지는 문재인보다 노무현이 더 좋다~

하지만, 문재인에게는 아직 시간이 있다~


1년은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5년은 참으로 긴 시간이다.


정책 구상을 해도 충분히 할 수 있으며,

문재인의 능력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이다!!


어쩌면 역사상 가장 긴 대선 레이스가 벌써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