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영화] 신세계 (2013) - 정의롭지 못한 정의

열린 공동체 사회 2013. 12. 13. 20:45


신세계 (2013)

8.5
감독
박훈정
출연
이정재, 최민식, 황정민, 박성웅, 송지효
정보
범죄, 드라마 | 한국 | 134 분 | 2013-02-21
다운로드 글쓴이 평점  


<무간도>를 연상시키는 스토리...


신선하지는 않은 소재이지만,

완성도는 굉장히 잘 나온 영화인 것 같다.


원래 최민식, 황정민이야 명불허전이기에

여기에서도 연기에 대해서는 전혀 흠잡을 것이 없지만,


별로 표정이 다양하지 않은 이정재가

다양한 감정을 무뚝뚝한 표정으로 잘 살려냈다는 것이 참 인상적이다~


모래시계에서 근육 자랑만 하던

표정 연기 하나 안되던 만년 보디가드가 어그제 같은데...

이제는 명품 배우의 반열에 올라선 듯하여 참~~ 감회가 새롭다.



물론 창고씬의 매우 긴장해야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아직도 어색함 남아있어서, 몰입도와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한계는 보여주었다...


별 다른 감정 변화가 없는 캐릭터를 잘 소화한 것인지,
원래 자신의 특징에 잘 맞는 배역을 만난 건지는 긴가민가 하지만,

주인공 이자성의 역할에는
이정재가 그 누구보다도 최고의 선택이였던 것 같다.

(최민식이나 황정민처럼 너무 능글 맞았다면 오히려 캐릭터가 죽었을 것 같다)


악역으로 출연한 박성웅 또한 자신의 캐릭터를 잘 살리면서,

명배우 4인방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영화이다~


스토리는 약간 단순하고,

어떻게 보면 뻔히 보이는 전개가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 영화지만,


명품 배우들의 명연기와

디테일한 연출의 적절한 조화가

영화의 퀄리티를 확~~ 끌어올려서~

한국형 르와르도 이제는 흥행을 보증하는 하나의 장르로 정착되는 것 같다.


+


이 영화는 <무간도>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정보원의 고뇌가 뭍어나온다.


스토리는 이자성을 중심으로 돌아가지만,

정작 이자성이 주도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간 것은 없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그저 시키는대로

그냥 명령과 상황에 따라, 그대로 따라갔다.

인간 이자성은 없었고, 그냥 정부의 하수인일 뿐이었다.


강과장은 모든 것을 자신의 마음대로 만들어가려고 했다.

그는 모든 시나리오를 구성했으며, 사람들을 조정해나갔다.


경찰이라는 신분까지 있기에 명분도 충분했고,

자신이 정의라 믿었기에 밀고 나갈 수 있었다.


그러던 강과장도 중간에 흔들리기는 하지만,

이미 발을 빼기에는 너무나 깊이 담그고 있었다.


자신의 운명을 선택할 수 없는 사람의 비참함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자성의 입장이나 감정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목적을 위한 도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였다.


이자성은 인간으로써 코너까지 몰렸고,

강과장은 알면서도 이자성을 코너에 몰아세웠다.


결국은 인간은 생존하고자 하는 본능을 가진

그리고 좋든 싫든 자유롭고 싶어하는 존재이다.


정의든 뭐든은 생존 본능에 비하면 후자의 문제이다.


인간의 본성과 정의의 문제...

절차적 정의가 무너진 정의의 가치,


'악마를 보았다'와 '부당거래'에서 던진

박훈정 감독의 화두는 '신세계'에서도 계속 되었다.



+


꽤 긴장감을 유지하던 영화는

막판에 좀 급하게 결말을 끝내는 아쉬움을 남겼다.


너무 긴 런닝타임(2시간 반)의 문제인지,

아니면 긴장을 유지하려고 일부러 속도를 냈는지,


2시간이 넘어가면서

다소 늘어지는 느낌이 있던 것은 사실이지만,

막판에 서둘러서 영화를 마무리한 듯한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감정을 몰입할 생각할 시간도 주지 않고~~

영화는 급마무리 되어버렸다.


하지만, 엔딩 크래딧에 나오는 과거의 모습들은

다시 한 번 3명의 주인공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각자 다른 신세계를 꿈꾸지만,

결국 그 신세계를 달성한 사람은 아무도 존재하지 않았다.


인간의 감정과 관계라는 부분들...

부당거래, 악마를 보았다에서 느꼈던 씁쓸함이~

역시 이 영화에서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과연 무엇이 정의이며,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다양한 감정과 생각들이 교차되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