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tation

2012년에 가장 후회하는 짓은...

열린 공동체 사회 2013. 1. 3. 00:40
내가 했던 가장 부끄러운 짓은...
퇴사를 한 후 실업 급여를 신청하려고 했던 것이다.

사실 퇴직을 할 때는 그런 부분은 전혀 고려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퇴직한 지 1주일만에 삶은 이제 현실이 되었다~


다시 학생으로 돌아간 나는 직접 세금도 내야되고, 의료보험료도 납부해야했다~


대학원 등록금은 장학금으로 해결이 가능했지만,

생활비는 스스로 벌어서 살아가야하는 상황이었다~


이 때 후배의 실업 급여 신청에 대한 조언은

어찌보면, 꽁똔을 얻은 듯한 매우 기쁜 것이었다~


물론 모아둔 돈이 없는 것은 아니였지만,

스스로 생계를 이어가야되는 현실을 맞이한 나에게는 희소식 중에 희소식이었다~ 


회사에서 자진 퇴사가 아닌, 실직으로만 처리해준다면,

실업 급여를 쉽게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실제 관련 자료를 검색해보니,

근무 경력도 길고 연봉도 괜찮았기에,

6개월간 약 1000만원정도까지는 충분히 받을 수 있었다~


후배를 통해서 꼼수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고용보험료를 꼬박꼬박 납부한 나에게는 정당한 권리로 느껴졌다~


그래서 회사에 전화를 걸어 문의를 했는데...

인사과 직원에게 불법을 자행하려고 하는 팔염치한 양아치 취급을 받았다.


당황스러웠고, 솔직히 화가났다~

편법인줄은 알고 전화한 거지만, 누가 불법인지 알았냐며~

자존심이 굉장히 상했고, 불쾌한 기분으로 드러워서 전화를 끊어 버렸다~


근데, 전화를 끊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 스스로가 너무나 부끄러웠다~~


정의롭게 살겠다고, 회사 생활을 정리하고 나온 놈이...

돈 천만원에 남들이 쓰는 꼼수를 똑같이 하려고 했다니...


물론, 불법인지는 몰랐지만 편법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기에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으면, 충분히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그 인사과 직원에게 감사해하게 됐다~

그가 나에게 기분나쁘게 이야기해주지 않았다면,

다른 회사들처럼 좋은 것이 좋은 거라고 편법을 자행했다면...


난 의도치 않게 범법자가 될 뻔한 것이다...


좀 더 고민하지 않고, 좀 더 알아보지도 않은 체...

스스로가 다시 자본의 논리에 몸을 던질 뻔 했던 것이다...


그리고, 몇 개월이 지난 지금...

그 순간이 너무나 부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