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al Innovation

JTBC 뉴스9 특집토론 리뷰 - 1편 기획의도에 대해서...

열린 공동체 사회 2014. 1. 10. 11:20


2014년 1월 1일


새해를 맞이해서 JTBC는 특집토론을 준비했다.

탁월한 기획이라고 생각했다.


학기 레포트 마감이 코앞인 상황인지라,

토론을 보고나면 되씹어보고 남들 의견듣는데...

온갖 시간을 낭비할 것같아 참다가 이제서야 보게되었다.


워낙 호평 일색이였던 토론인지라...

굉장한 기대를 하고 다시봤던 토론이라서 그런지 급실망했다...


마치 2012년 대선 직전

윤여준 전 장관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토론을 연상시키는 분위기...


명쾌한 인사이트를 원했던 나에게는 급실망을 주었지만,

JTBC는 원했던 의도를 제대로 성취한 성공적인 토론이였다.


어떻게 보면 토론이 무엇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들면서도

JTBC와 손석희의 탁월한 기획과 진행 능력에 대해서 감탄을 하게 되고,

보수와 진보의 대표 논객이 되어버린 이혜훈/유시민 두 사람의 위력을 보는 순간이였다.


토론 내용 다시 보기 < JTBC사이트 바로가기


+


먼저 JTBC의 기획의도를 생각해보았다.


JTBC와 손석희의 만남은 사실 진보 측에게는 계륵과 같은 존재이다.


JTBC를 4대종편으로 매장시키려고 했는데,

JTBC는 영리하게 살아남는 방법을 선택했다.


4대 종편 중에 가장 먼저 선 긋기를 시작한 것은 MBN이였다.

처음부터 보도의 중립성을 지키려고 노력했고, 시청률도 4사 중에 1위를 달렸다.

진보 진형의 인사들이 처음으로 종편에 출현하기 시작한 방송도 MBN이다.


매일경제라는 태생적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조중동의 꼴통보수 프레임에서는 벗어나 있다는 장점도 있으며,

솔직히 보수층의 충성도에서는 밀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다.


나름 현명한 선택이였고, 

4대 종편이지만, 조중동과는 다른 종편으로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JTBC도 초기부터 TV조선과 채널A와는 선을 긋고자 했다.

더군다나 전두환에 의해서 통폐합된 TBC의 경력이 있기에 나름 정통성도 있었다.

(그렇다고 날치기로 의회를 통과해서 설립된 종편이라는 딱지를 땔 수는 없다.)


웃기는 것은 삼성과의 관계를 부인하면서 차별화하려고 했지만,

방송산업에 대한 정통성과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서 TBC를 부각하면서 다시 삼성과 엮기게 된다.

(이건희 회장의 첫 임원이 TBC였고, 삼성의 몇 차례 영상 사업 진출 경력이 있기에...)


암튼 개국 초기부터 TBC의 전통을 이어받아 예능/드라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찍어내면서 차별화하는 듯했으나, 드라마가 종방하자 시청률 꼴찌가 되어버렸다.


공중파와 너무 비슷하게 가려다가 꼴찌가 되어버리자,

그래도 나름 정신차리고 도전 정신이 빛나는 예능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승부수로 던진 손석희 영입에 성공하면서 확실히 이제는 채널A와 TV조선과는 구분이 되어버렸다.

(종편이 마음에 안드는 진보측 인사들도 이제는 슬슬 현실과 타협하는 분위기이다.)



손석희 영입의 최고 효과는 바로 <뉴스9>이다.

<뉴스9>은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보이는 <시선집중>이다.


뉴스 포맷부터 기존 방식을 탈피해서, 미국식 진행 방식을 많이 도입했고

손석희의 간판 프로그램이였던 <시선집중>의 진행 방식도 많이 녹여냈다.

(TV로 안보고 팟캐스트로 그냥 듣고 있으면, 진짜 시선집중을 듣고 있는 느낌도 난다.)


삼성을 까면서, 정의당 심상정을 출연시키더니,

1월 2일에는 야권의 최고자인 문재인을 대선 이후 방송 최초로 출연시키는 쾌거를 일으켰다.

(공중파 방송사들의 삽질행진이 JTBC를 진짜 잘 도와주고 있다.)


이제는 JTBC에 나가고 싶어도 눈치보며 못나갔던 정치인들에게는

완벽하게 명분이 생겼고, JTBC도 출연진 섭외하기가 완전히 수월해졌다.


JTBC는 시청률은 안나온고 종편이라는 딱지가 있기는 하지만,

이제는 누가뭐라고 해도 언론이라는 명분은 확실히 굳히기 들어갔다고 할 수 있다.


+


<시선집중>의 팬들과 권위, 상징성을 모두 빨아들인 JTBC가

이 번에 노린 프로그램은 바로 <백분토론>이다. (MBC는 간판 프로그램 다 빼끼는 듯...)


아직도 사람들에게 <백분토론>의 진행자는 손석희이다.

<백분토론>에 이어서, <시선집중>까지 모두 신동호에게 몰아줬지만...

진행자의 역량의 문제도 있지만, 지금의 MBC에는 전혀 신뢰를 할 수 없다.


암튼 이번이 파일럿 프로그램이라고 했다면,

아마 특정 이슈가 있을 때마다 특집 프로그램으로 몇 차례 더 갈 것이다.


그리고, 때가 되면 반드시 정규 프로그램으로 정착을 시키려고 할 것이다.

(손석희와 역할을 나눌 후계자를 키우는 것이 가장 큰 이슈가 될 듯하다.)


암튼, JTBC의 기획의도는 완전히 성공했고,

시장의 반응을 확인했으니 이제는 구체적인 실행을 준비할 것이다.


그리고, 진보측에서는 손석희를 당장 써먹고 버릴 것이라 예상도 하지만,

JTBC는 TV조선과 채널A랑은 차원이 다르다. 그들은 31년간 이를 갈고 덤빈 사업이다.


JTBC가 성공적으로 공중파 수준까지 올라설 수 있다면,

어떤 짓이든 할 수 있으며, 정권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TV조선과 채널A는 당장 살아남기 위해서 악수를 두고 있지만,

JTBC는 목표가 다르다. 절대 찌라시 언론으로 전략할꺼라면 시작도 안했다.


그리고, 손석희는

이상호(발뉴스)나 노종면(국민TV), 최승호(뉴스타파)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JTBC가 영입할 수 있었고,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은 것이다.


물뚝심송 - 손석희가 종편으로 간 까닭은? (손석희에 대해서 아주 잘 분석된 블로그)


여기에 최근에 방통위에서 중징계를 날려주면서

손석희와 JTBC에게는 오히려 힘을 더해주고 있다.


혹자는 손석희마져 탄압받느냐고 방송이 없어질까봐 걱정하지만,

자기만의 색깔을 잃어버릴꺼면 손석희는 당장이라도 JTBC를 뛰쳐 나올꺼다.

(솔직히 손석희의 개인브랜드 가치는 JTBC보다 높으면 높았지 절대 밀리지 않는다.)


그리고, 이 정도에 손석희를 버릴꺼면

JTBC에서는 영입도 하지 않았고, 이제 와서 버린다면 언론임을 포기하는 것이다.


오히려 JTBC입장에서는 중징계가 감사할 수도 있다.

진보 진영에 할 말이 더 생겼고, 손석희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었기 때문이다.

(종편 퇴출 정도의 대박사건이 터지지 않는 한 JTBC는 손석희를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다.)


중앙일보 시절부터 조중동 프레임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던 중앙이다.

나름 거리두기를 하다가도 결정적인 순간마다 그들과 함께했기에 그렇지,

나름 노력을 꾸준히 해왔고, 언젠가는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던 그들이기에...


오히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린 조선과 동아가 감사할 수도 있다.

자신들은 별로 변하지 않아도 그들이 극단으로 가버리니 손쉽게 빠져나올 수 있으니...


이제는 오히려 MBN 마져 압도한 분위기이다.

이제 삼성과의 관계만 적절히 거리두기만 잘 한다면,

종편으로써의 태생적 한계는 TBC의 억울한 역사로 대충 얼버무릴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나같은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지금같은 논조에 삼성하고만 엮이지만 않는다면

사라진 <백분토론>과 <시선집중>의 부활이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진보에서는 실망했다고 이야기 많이 하지만,

손석희라는 한 사람이 JTBC를 바꾸고, TV조선과 채널A를 고립시키고

마지막으로 정신 못차리고 있는 공중파가 긴장해서 제자리로 돌아오게 만든다면,


진짜 손석희는 대한민국 언론사에 지대한 공헌을 하는 것이다.


비슷한 이야기를 손석희가 인터뷰에서 했을 때

솔직히 나도 안 믿었고, 설마 가능할까 했던 일이...


최근 몇 개월간 손석희는 가능하다고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


+


이거는 뭐...

토론 내용 이야기하려고 글을 시작했는데...


JTBC이야기하다가 다 끝나버렸다...

너무 글이 길어졌기에 토론 상세 내용은 2편으로 나눠서 연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