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al Innovation

JTBC 뉴스9 특집토론 리뷰 - 2편 토론 내용에 대해서...

열린 공동체 사회 2014. 1. 10. 15:33


의도하지 않게 토론에 대한 리뷰가 2개로 나뉘게 되었다.


JTBC에 대해서 할 말이 이렇게 많았다니...

프로그램 기획 의도에 대한 이야기만으로도 글이 너무 길어졌다.


기획의도 분석 관련 내용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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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본격적으로 토론내용을 다뤄보고자 한다.


일단 토론 대상자 선정부터 눈길을 끌었다.


JTBC의 입장에서는 

첫 시도이기에 당연히 최고의 논객들을 끌어모아야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공정성이나 대표성 등의 이슈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말을 잘하는 것 뿐만 아니라 상업성도 고려해야만 했다.


여러모로 고려한 흔적이 눈에 보이는 패널 구성이다.


일단 정치인(이혜훈, 노회찬)과 비 정치인(전원책, 유시민)으로 나누었고,

비 정치인도 특정 정파를 형성하지 않는 사람으로 선택하였다.


물론 이런 기준이면 유시민보다는 진중권이 더 맞겠지만,

최고의 논객 유시민이 가지는 여러가지 상징성을 고려하면 유시민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전 국회의원, 전 보건복지부 장관, 전 국민당 대표, 전 통합진보당 대표에 심지어 현재는 일반 시민이다.)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민주당이 빠졌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에서 한 명 나오면 당연히 민주당에서 대항마로 나와야 정상이지만,

그 자리에는 노회찬이 차지하고 앉아있었다.


민주당에서 노회찬을 누를 만한 인재가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민주당이 지리면멸하지 않다면 억지로라도 누구라도 끌어다가 앉힐 것이다.


물론 새해 첫날이라서 현직 국회의원들은

예산안 통과 이슈로 꼼짝하지 못한 점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현직이 아닌 이혜훈과 노회찬이 등장한 이유도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여러모로 민주당이 아닌 정의당이 나왔다는 점에서 분명 의미가 있다.

(민주당이 빠진 빈자리는 유시민이 가진 친노 이미지로 충분히 커버가 되는 느낌이 들었다.)


오히려 사람들은 왜 전원책이 나왔다고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근데, 보수 진영에 그만한 카드도 별로 없는 것이 현실이긴 하다.


나름 자신의 소신도 있고, 공감은 안되지만 일괄된 논리를 가지고 있다.

(그나마 대학 교수들 몇 명이 있기는 한데, 교수는 또 색깔이 좀 다르니...)


암튼, 이 번 패널 구성에서 가장 빼아픈 곳은 누가뭐라고 해도 민주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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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자리 배치에서도 고민을 많이 한 듯하다.


손석희의 썰렁한 농담으로 토론을 시작했지만,

자리배치가 손석희의 농담대로 나이만 고려한 것같지는 않다.


일단, 정치인과 비정치인을 크로스로 배치시켰고,

공격적인 성향의 논객을 앞쪽으로 배치하면서 논의가 처음부터 끌어오르도록 만들었다.


또한 같은 진영으로 묶은 사람들 간에도 성향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느낌이 잘 살아나도록 구성되었다.


여기에, 유시민은 자신의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 시킨다.

자신은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아닌 시민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여기 나왔다고...


물론 스스로를 위해서 철저히 시민 컨셉으로 갔겠지만,

통진당에서 노회찬과 유시민이 같이 있었던 것을 고려한다면,

유시민이 스스로 노회찬과 선을 그어줌으로써 JTBC로써는 아마 더 좋았을 것이다.


스스로 포지션 잡기는 이혜훈도 아주 훌륭했다.

새누리당을 대표해서 나온 입장이기에 철저히 새누리당을 대변했다.


그 동안 토론을 보면서도 참 여우같다는 생각을 많이했는데,

이대로 나가면 확실히 새누리당 내에서 차세대 에이스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같다.


정부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확실히 정부와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이 국회 내에서 나름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자기 나름 소신이 있다는 것도 명확히 표시해서 자기 장사도 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도 있다는 동정표도 적당히 얻기도 하고 상대방을 적당히 까기도 하는...


절제된 듯하면서도 나는 앵무새가 아니라며 자신의 생각도 이야기하고,

그러면서도 절대로 자기가 감당할 수 없는 선을 넘지는 않는 고도의 전략...


진짜 여우이지만, 이런 사람조차 없었던 새누리당이기에...

얼마 전부터 토론 전문가로 자리를 굳혀가면서 당 내 입지를 다지고 있다.


물론 서울 시장 후보를 노리기는 하지만, 

당내 공천과 당의 지지기반을 생각하면 아직은 많이 힘들 듯하다.

(미안하지만, 새누리당은 아예 경력이 화려하거나, 아님 비주얼이 출중하신 분들을 밀어주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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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과 이혜훈에 비하면

전원책과 노회찬은 사실 존재감이 별로 빛나지 못한 토론이다.


토론의 흐름이 상당히 점잖게 흘러가면서,

이 두명은 뭔가 자꾸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었다.


전원책은 전략같은 것 없이

그냥 너무 자기 하던대로 하면서 뭔가 전체 분위기에 안맞아 보였고,


노회찬은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싶었으나

카운터 파트너인 이혜훈이 말려들지 않으면서 싸움이 성립되지 않았다.

오히려 전원책에게 말려들지 않기 위해서 노회찬도 적당히 자제할 수 밖에 없었다.


유시민은 완전 초탈한 선비의 모습으로 하고 싶은 말만 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정치에서 한 발 물어나서 생긴 여유인지,

아니면 시민이라는 신분을 활용하기 위한 연출인지는 모르지만,

상당히 인상적이였고, 전략이였다면 성공했고, 아무튼 가장 편안해 보였다.


싸움닭처럼 완전히 듣기 쉬운 언어와 완벽한 논리로

상대방을 확실하게 눌러버리던 예전의 맛은 사라졌지만,

부드럽게 말하는 듯하면서도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확실히 하고 있었다.

(진작 이렇게 호감형으로 나왔으면, 아마 지금쯤 최고의 야권 후보가 되었을 듯하다.)


오히려 이혜훈은 이러한 유시민의 분위기에 편승해나갔고,

노회찬은 싸울 사람이 없으니 자신의 특기인 촌철살인 멘트를 날리지 못했다.

(사실 시도는 했지만, 헛발질에 끝나거나 이혜훈이 별로 틈새를 주지도 않았다.)


토론의 목적은 분명히 승부를 가리는 자리는 아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TV토론을 보는 사람들은 승자를 가리길 원한다.


그래서 자기 정치를 위해서라도 싸움장이 되기 마련인데, 

오늘의 토론은 철저히 적당한 선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편으로는 편안한 토론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지만,

안 싸우는 것은 좋은데, 솔직히 알맹이는 별로 없는 수준이 된 듯해서 아쉽다.


이런 분위기로 흘러가면서

실속을 차리게 된 것은 당연히 이혜훈과 유시민이 되었고,

아니다 다를까 인터넷에서는 이 두사람에 대한 칭찬이 일색이였다.


개인적으로는 별로 마음에 안드는 토론이였으나,

격이 있는 토론이라고 인터넷에서는 떠들썩한 것으로 보니...


누가 뭐라고 해도 이 토론의 가장 큰 승자는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린 손석희와 JTBC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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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토론의 내용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토론의 주제는 3가지였다.


1. 국정원 및 정부 기관의 선거개입

2. 철도 및 공기업 민영화

3. 복지 정책 후퇴인가 속도 조절인가



국정원 및 정부 기관의 선거개입과 관련해서는

이혜훈이 나름 잘 선방한 모습을 보였다.


완전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는 이슈인데,

진행중인 사건이고, 너무 정치화되고 있다는 이야기로 잘 빠져나갔다.


맨날 새누리당에서 빠져나가는 방법이기는 한데,

오히려 전원책이 대신 좀 화살을 맞아주는 발언을 해주었다.


노회찬이 자꾸 이슈화하려고 화두를 던졌지만,

이혜훈은 야권에서 자꾸 정치적 공격으로 몰아간다면서 잘 피햬나갔다.


여기에서는 유시민의 독주가 확실히 빛을 밝했던 부분인 것 같다.

제 3자의 입장을 표방하면서 이혜훈의 정치적 공격이라는 프레임에 걸려들지 않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든 것이기 때문에 이명박 죽이고, 털고 가라고 조언을 해주었다.

(아마 유시민도 절대 그러지 못할꺼라고 알겠지만, 그러면서도 진짜 일반 시민처럼 쉽게 이야기 했다.)


헤어스타일도 정치인처럼 안보이려고 한 것인지,

아니면 편안한 분위기 연출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좀.... ^^

(개인 취향의 문제이니 여기에 대한 코멘트는 생략)


전원책: 이걸 자꾸 이슈화하는 것은 정치적 공격이다. 

이혜훈: 재판중인 사건인데 자꾸 너무 정치적 이슈화시키는 것 같다. 

노회찬: 수사 과정에 문제가 있다. 우리도 민생 챙기고 싶은데, 니들이 제대로 안하니까 이러는 거 아니냐

유시민: 이명박 처벌하고 끝냈어야하는데, 박근혜가 일을 키웠다, 지금이라도 특검받고 빨리 끝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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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및 공기업 민영화


여기에서도 독특한 분위기가 연출됐는데,

이혜훈이 여기서는 적당히 자기 선을 정하고

대통령과도 선긋기를 하면서 새누리당 구하기에 나섰다.


소통 부족 인정, 망 사업 민영화에 반대한다는

야권과 동일한 입장을 취하면서 전원책을 고립시켜 나갔다.


노회찬이 빛을 밝휘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이혜훈이 이런 태도로 나오면서 쏟아부을 곳이 사라져버렸다.


결국은 유시민이 전원책을 가르치는 분위기가 되었고,

이혜훈, 유시민, 노회찬은 이미 적당한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였다.


노회찬은 이슈를 좀 키워가면서

노동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하고 싶었겠지만 시간상 별로 소득없이 끝났다.


전원책: 방만한 경영문제 해결하려면 민영화로 가야한다

이혜훈: 망 사업 민영화는 나도 반대한다. 하지만 불법파업은 대처해야되고, 더 소통이 부족했던 것은 문제이다.

노회찬: 지금 형태는 새로운 독점 세력 형성이다. 논의할 시간이 있는데 논의를 안한다. 노동 탄압은 국제적 망신이다.

유시민: 지금 부채는 국가 정책 실패이다. 공론장을 열어서 대화로 나가야 한다. 적당한 방법 찾을 수 있다. 

           불업파업이라 규정할 수 없다. 확인도 해보지 않고 밀어붙인다. 귀족 노조 주장도 근거 없다. 도대체 경제 성장 왜 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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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복지 정책 후퇴인가 속도 조절인가의 이슈


어찌보면 가장 재미있을 이슈인데

시간 부족 상 너무 짧게 다룬 이슈다.


이 이슈도 이혜훈은 적당히 잘 선을 끊고 넘어갔다.

적당히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이슈가 확대 해석되는 것을 막았다...


어짜피 불리한 이슈이기 때문에

가장 현명한 대처방법으로 일관했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 이슈는 역시 보건복지부 장관 출신답게

유시민의, 유시민에 의한, 유시민을 위한 주제였다.


전체적인 이야기를 흐름을 잘 주도해갔고,

자신의 이야기에 모두가 공감하게 만들면서도

적당히 공격도 하고 적당히 상대방 입장도 인정해주었다.


대화의 내용은 유시민이 던진 이야기 범위 밖으로 벗어나지 못했고,

전원책이 보편적 납세 이야기를 꺼내면서 이슈를 바꾸려했지만 역시 역부족...


전원책: 진짜 할꺼면 세법을 완전히 바꾸던지 아님 포기하든지 해야함. 보편적 납세부터 하고 보편적 복지해야한다.

이혜훈: 올해부터 예산 편성해서 이제부터 시작이다. 아직 후퇴한 것 20만원 지급밖에 없다. 이건 미안하다. 

            세법개정은 진짜 마지막 방법이고 세출구조조정과 지하결제 해결로 자원을 확보해야한다.

노회찬: 첨부터 말이 안됐다. 세법개정하던지 복지 우선순위 정리해야한다. 세금 못내는 사람은 세금 낼 사정이 안된다.

유시민: 아직 후퇴를 말하기 이르다. 올해가 진짜다. 근데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은 신뢰가 안간다. 자원확보는 의지의 문제다.

            돈 많이 번 분들이 기분좋게 세금 내줬으면 좋겠다. 가난한 사람들도 사실은 돈 많이 벌어서 떳떳하게 세금 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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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정리하고 보니,

역시 유시민이 전반적이 흐름을 선점하고 자기 주장대로 잘 이끌어 갔고,

이혜훈은 적당한 선에서 자기 주장하면서 이미지 메이킹 확실히 해나갔고,

노회찬은 중요한 이야기 많이 한듯한데, 별로 임펙트가 없고 기억에 남지 않는다.

전원책은 스스로 혼자 고립시키면서도 전체 흐름과 상관없이 자기 할말은 확실히 했다.


결론적으로는

노회찬은 집에 가서 많이 아쉬웠을 같고,

전원책보다는 다음에는 다른 사람이 참여하면 더 재미있을 듯하다.

(물론 말도 안되는 소리하는 그런 아무나 들어와서는 안된다...)


암튼, 앞에서도 이야기했고, 

이전 포스트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JTBC와 손석희는 확실히 자리를 잡아가는 분위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