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Innovation/Community Regeneration

거대한 역설(Development and Social change) - Philip McMichael (2012)

열린 공동체 사회 2014. 6. 12. 18:02
거대한 역설
국내도서
저자 : 필립 맥마이클(Philip McMichael) / 조효제역
출판 : 교양인 2013.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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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96년 초판이 발행되었지만,

국내에는 2012년 수정된 제5판을 조효제 교수가 번역하여 소개하였다.


저자인 미국 코넬대 교수인 필립 맥마이클은

국제 개발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라는데, 사실 내 전공분야가 아니라서 어느 수준인지는 잘 모르겠고~


암튼, 이 책을 보면 그 내공은 진짜 장난 아니라는 것이 느껴진다.



1940년대 개발의 시대부터 2010년대 혼란의 시기까지...

개발과 발전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어떤 일들 있었는지 쭉~~ 정리해주고 있다.

방대한 분량과 역사적 통찰이 돗보이는 명작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제 1세계의 관점에서만 다루어지던 개발이라는 이슈를

제 3세계의 시각으로도 분석함으로써 무엇이 문제인지 무엇을 간과했는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번역자인 조효제 교수는 이 책을 가지고 수업을 할 때마다,

성공회대 ‘아시아 시민 사회 지도자 과정(MAINS)’ 프로그램의 개발도상국에서 유학 온 외국 학생들이

“우리들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들이 이 속에 다 들어 있다”라고 반응했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경제성장과 자원추출이라는

산업화의 관점에서 이루어진 국제 개발이라는 담론에 대해서

비판적 시각으로 분석을 하며, 그 대안을 찾아가는 다양한 활동들에 대해서 잘 설명해주고 있다.


국제 개발에 대해서 관심이 있거나 전공자들이라면

반드시 한 번쯤 읽어봐야하는 필독서일뿐만 아니라,


현재 사회의 현상들과 문제들에 대해서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전 지구적 관점에서 그 흐름을 잡아볼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


이 책은 개발의 기원부터 

3가지 주요 패러다임을 중심으로 시대별 그 특징들을 정리해주고 있다.


(그림 출처: 코이카 뉴스레터 2013년 10월호 )



이 책의 핵심주장은 개발이라는 것 자체가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라

국제 정세와 국내 상황에 의한 인위적인 노력읠 결과이며, 정치적으로 기획된 프로젝트라는 것이다.


개발 프로젝트 시대의 국가 주도의 개발은

지구화 프로젝트 시기를 거치면서 시장 중심으로 그 추가 넘어갔고,

지구화의 큰 흐름 속에서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면서 그 대안으로 지속 가능성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지속 가능성 프로젝트는 사실상 현재 진행 중인 상태로,

어떠한 흐름으로 전개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며,

지속 가능성 프로젝트에서는 그 동안 지배적이였던 개발 담론 자체에 대해서 새롭게 논의가 되고 있다.


과연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왜 개발할수록 불평등해지는가?

모두를 위한 착한 개발은 불가능한 것인가?


이러한 개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서부터, 실무적인 문제들까지...

아직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는 못한 체 수많은 대안들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이 솔직한 대답일 것이다.


개발이라는 것 자체가 좋은 변화를 만들어내자는 것이지만,

가장 큰 문제는 과연 '좋은 변화'가 무엇인지에 대한 사람들의 시각이 모두 다르다는 점에 있다.


불평등을 줄이는 것이 최선인가?

아니면 낙수효과라 불리는 성장이 최선의 방법인가?

스스로 결정하지도 못하는데 그냥 퍼부어주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되는 것인가?


가장 안타까운 것은 개발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나름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한 사람도 많이 존재하는데 그 결과가 오히려 역설로 드러난 것이 많다는 것이다.


식민시대의 방식으로 제 3세계를 개발한 것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한 것도 있지만, 진짜 선한 마음에 한 경우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그들에게 더 큰 피해만 주었던 사례도 존재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


최근 들어 국제개발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이 부쩍늘고 있다.


성공회대 조효제 교수는

1970~80년대 학생운동에 투신하던 그런 모습들이

최근에는 국제개발 이슈에 뛰어드는 듯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굉장한 사명감을 가지고, 가시밭길이지만 그래도 걸어보겠다는...


내 주위에도 그런 사람들이 많이 존재하며,

개인적으로도 국제개발 NGO 창설에 한 발 담구고 그 과정에 참여해봤기에...


현재 국제개발 NGO활동이 가지는 한계점과

주변에서 국제개발 NGO를 바라보는 시각의 문제점들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과연 지금 진행되는 국제개발의 접근이 현지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가?

오히려 자신들의 자기 만족을 위한 활동들이 전개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진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아니 개발이라는 것이 과연 그들에게 도움이 되기는 하는 것인가?


이런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지 않은 활동들은 굉장히 위험한 접근이다.


월드뱅크, IMF, 유엔등의 국제기구들의 활동이 과연 정상적인 것인가?

새마을 운동을 수출하겠다는 KOICA의 견해는 어떻게 판단해야하는 것인가?


너무나 복합적인 요소들이 실타래처럼 뒤엉킨 체 해결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동정심에 기반해서 제3세계를 돕고자 하는 움직임이 심심치 않게 나타난다.


뜨거운 심장도 필요하지만 차가운 머리도 필요하다.


+


이 책은 Open Project S의 필독서로 포함시키기로 했다.

국제 개발에 관심이 없더라도 개발이라는 테마 자체에 대해서 고민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난 이 책을 통해서 국제 개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에 대해서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왜 박정희라는 인물이 나오게 되었고, 그가 성공할 수 밖에 없었는지...

그의 개발 정책은 개발프로젝트라는 전세계적 흐름에서 보면 최고의 엘리트였고 모범생이였다.


하지만, 그런 박정희도 지구화 프로젝트 시기에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인물이였고 오히려 새로운 골치꺼리로 등극했을 듯하다.


그리고 왜 김영삼, 김대중과 노무현이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물론 국내적인 이슈도 있었지만, 전세계적 흐름에서보면 너무나 당연한 선택이였다.


단지 국내 상황과 개인 캐릭터로만 가지고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인 현상을

이 책을 통해서 좀 더 다면적으로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남미를 중심으로 시도되는 새로운 흐름들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회적 경제 열풍에도 큰 시사점을 주고 있다.


마치 북유럽식 사민주의나 복지국가를 건설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처럼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과연 그게 맞는지 되물어보게 만들어준다.


그들 역시 해결책을 못찾고 해메고 있는데 그 모델을 그대로 가져온다고?


앞으로 과연 어떻게 될까?

지구화와 지역화라는 두 키워드는 공존이 가능한 것인가?


참으로 생각할 것은 많고, 그 앞은 알 수 없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가치있고 재미있는 것은 아닐까? ^^


암튼~~ 너무나 좋은 책을 소개해주신 조효제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