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불라칸주 산호세델몬테시 바랑가이 미누얀
도시개발로 인한 강제이주민,
수해로 인한 수해 난민,
화재 등 재난피해 이재민들이 모여 살고 있는 이주민 지역이다.
수도 마닐라에서 동북쪽 40km에 위치(차로 1시간 거리)하고 있고,
5만여명, 6천여가구가 거주하고 있으나 지역 내 일자리가 없어서, 대부분 원거리 이동 막노동에 의존하고 있다.
남성들은 도시로 일하러 가지만, 일주일이나 한 달에 한 번씩 집에 오고,
돌아오지 않는 경우도 경우도 많아서, 식구들을 먹여살리기 위해서 여성들은 극단의 선택을 하는 경우도 발생하는 곳이다.
해마다 큰 태풍이 닥치는데 강과 바다를 끼고 있는 지역인데다가
나무로 엉성하게 지은 집이라 재난에 취약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화재도 빈번히 발생한다.
공립학교도 턱없이 부족해서 2-3부제로 수업이 진행되고,
의료서비스도 제한적이지만 시 정부에서는 선거철이 아니면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
2009년 캠프 사업팀은 현지와 인연을 맺게 되고,
2010년 4월 한국과 현지의 전문가가 함께 지역조사를 실시하게 된다.
한국의 KOICA, 함께일하는재단, 한신대, KCOC, 캠프가 참여했고,
필리핀에서는 필리핀국립대, 현지 NGO, 지방정부 등이 참여했다.
전체 가구의 10%에 해당하는 630여 가정을 직접 방문한 후 진행된 워크샵에서
사업 아이템은 주민들이 직접 결정하고 기존에 제공되고 있는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린다.
주민조직이 잘되어있는 필리핀이기에
처음부터 주민 조직의 리더들을 모아 사업의 취지와 방향을 설명하고
주민들이 사업 아이템을 선정하게 되면 어떤 아이템이든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길 약속한다.
그렇게 해서 결정된 <타워빌>은 첫 사업은 봉제 기술 교육이였고,
함께일하는 재단의 지원을 받아서 40여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작한다.
여성들이 안심하고 교육을 받고 일할 수 있도록 유치원도 설립해서 운영했고,
4개월 봉제 기술교육이 끝나면 정부기능사업 자격증 시험에 도전했는데 첫 교육생의 85%가 합격했다.
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패션쇼 행사를 실시하기도 하고 한국 전문가가 컨설팅을 해주기도 했다.
제품생산이 시작된 이후에는 홀로서기를 위한 자조 모임인 익팅(igting)을 조직하게 된다.
주민 스스로 운영하며 월례회와 팀미팅을 갖게되었고, 필리핀 국립대학의 지원으로 역량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다.
2012년부터 KOICA의 지원을 받으며,
현재에는 봉제 뿐만 아니라 베이커리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고,
봉제센터를 신축하기도 하고 기계도 100대로 늘리고 80여명의 현지 여성들이 참여하게 되었다.
2014년에는 사회적기업의 모든 소유권을 현지 여성들에게 넘겨주기 위해서
협동조합으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으며 소유권 이양을 위해서 KOICA의 추가 지원도 거부한 상황이다.
+
3년 반의 시간이 지나고 자립을 준비하고 있다니...
굉장히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너무나 마음에 드는 스토리이다.
일단 3년 반만에 자립을 준비할 수 있었던 것은
현지인들의 절박함과 적극적인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기술교육은 기존에도 많이 시도되었지만, 빈민가 출신을 기존 기업들이 채용하길 원치않았다.
그래서 사회적 기업을 설립해서 고용하고 장기적으로 사업체의 소유자가 될 수 있게 한 것였다.
또한, 기술교육을 실시하면서 동시에 임파워먼트와 역량개발 교육을 동시에 진행했다.
돈이 생긴 다음에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처음부터 필리핀국립대학의 도움을 받아 교육을 진행한 것이다.
처음부터 철저하게 현지인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했고,
직접 참여하는 한국인 수는 최소화하고 주민들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시간을 가지고 기다려주었다.
주민들 스스로 생산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고,
그 제안이 성과로 나타나며 성취감을 느끼면서 스스로가 변하는 경험을 하게 되고 수익 배분도 주민들이 참여해 결정했다.
기존의 관념대로라면 KOICA의 추가지원으로 사업을 더 확장하고,
제2의 타워빌을 만들기 위해서 다른 지역으로 진출하는 것도 고려할 것이다.
하지만, 캠프팀은 사업확장이나 타지역 진출보다는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소유권까지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에 주목하면 오히려 외부 지원을 포기했다.
그리고 진행 과정에서도 철저히 거리를 두면서 홀로설 수 있도록 기다려주면서도,
이들의 실패가 자신들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것은 기억하며 책임감을 가지고 치밀하게 접근했다.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고, 현지의 다른 NGO나 주민조직과 마찰도 있었다.
하지만, 캠프팀은 절대 서두르지 않았고, 주민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지켜봐주었다.
From the community
For the Community
With the Community
말은 쉽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이 원칙들을
캠프는 기다려주고 지켜봐줌으로써, 주민들이 스스로 변하고 만들어갈 수 있게 해주었다.
+
또 하나 흥미로운 이야기는
이철용 대표는 캠프가 다른 지역에서는 불가능한 모델이라고 설명한 점이다.
그 이유는 너무나 단순했다.
주민들 스스로 만들어가야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는 그 곳의 주민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모델을 만들어내야한다는 것이다.
캠프식의 접근은 가능할지는 몰라도,
캠프와 동일한 잣대로 동일한 모델을 만들려고 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주민들의 조직이 아니며 제2의 캠프를 만들기 위한 작업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주민 조직의 핵심은
주민들이 원하는대로 주민들 스스로 만들어가야한다는 것이다.
빨리 성과를 내어 지원해주는 국가에 보고를 하고,
그 모델을 가지고 다른 지역에 이식시키려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접근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새로운 접근에 대해서 최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이다.
옥스팜같은 NGO단체를 비롯해서, 한국의 KOICA까지도 이러한 움직임에 공감하고 있다.
어찌보면 식민지시대부터 이어왔던 국제개발의 전통이
이제는 지원해주는 국가에서 수혜를 받는 국가 중심으로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앞으로 캠프에서 이어질 활동들이 더욱더 기대되는 이유이다.
http://icamp.asia
https://www.facebook.com/camp.asia
* 본 내용은 성공회대 유통경영연구소에서 주관하는 KOICA 교육프로그램
<사회적 경제를 통한 국제 개발>에 참석해서 강의 내용을 개인적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정리하다보니 정보에 오류가 있을 시에는 살포시 댓글이나 메일로 알려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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