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Innovation/Cooprenuership

2020 펭귄, 팀프러너가 되다 (Tiimiakatemia / Timo Lehtonen 2012)

열린 공동체 사회 2020. 10. 22.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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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만난 것은 2015년이다.

성공회대에서 창업 수업을 개설하면서, 티미아카테미아(TA)의 팀창업 교육방법을 한국에 도입하고자 지도교수님과 함께 연구를 시작하면서였다. 아마존에서도 판매를 안하기에, 핀란드 홈페이지에 가서 겨우겨우 구입했던 기억이 난다.

 

대학원 선생님들과 함께 TA에서 나온 자료들을 함께 번역해서 연구보고서를 작성했고,

그 내용들을 기반으로 팀창업 입문이라는 교양과목을 개설해 1년 동안 운영했었다.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관련된 보고서를 발간도 하면서, 점차 사회적경제 영역에 팀창업 방식 도입을 준비하고 있었다.

 

때마침 HBM의 송인창 소장 역시 TA방법을 활용한 몬드라곤팀아카데미(MTA)의 한국 도입을 검토하고 있었고,

2016년부터 HBM에서 나는 아쇼카팰로우인 호세마리와 함께 MTA를 한국에 도입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MTA에서 내가 배운 것은 현장에서는 책으로만 읽었던 내용이 그대로 구연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핀란드와 스페인의 문화적 차이도 분명히 있겠지만, 워낙 현장성을 중요시하는 교육방법이기라는 특징도 있던 것같다.

 

암튼, <펭귄, 팀프러너가 되다>를 통해서 나는 티미아카테미아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처음 입학한 펭귄들이 어떻게 팀프러너로 성장해가는지 스토리를 담고 있기에 누구나 술술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

 

티모만의 특유의 유머코드가 녹아있는 책이기에 다소 가볍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티모만의 방식으로 티모스럽게 잘 4년짜리 티미아카테미아 과정을 설명해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펭귄북이 잘 팔리면, 구체적인 실용서들도 번역할 예정이였는데, 아직 반응이 뜨끈미지근하다.

교육쪽 있는 사람들에게 입소문이 나면 그래도 좀 팔릴 수 있을꺼라 생각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

펭귄, 팀프러너가 되다
국내도서
저자 : 티모 레토넨 / 김강현,김희정,이예나역
출판 : 착한책가게 2020.09.07
상세보기

 

이 책은 대중들한테도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그동안 함께해온 MTA 네트워크 사람들에게도 큰 의미가 있었다.

MTA에서 해왔던 것들이 어떠한 맥락에서 어떠한 의미인지 한 번에 정리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여러가지 요소들에 대해서 반성하며, 때로는 깊이 묵상하며 책을 읽게 되었다.

팀프러너란 무엇인지, 트레이닝세션은 어떻게 운영되는지, 팀코치는 어떤 사람인지, 팀은 어떻게 유지되는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부분도 놓치고 있던 것이 많았고,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문구들이 너무 많았다.

특히나 팀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설명은 나의 가슴 속에 깊이 밖히게 되었다.

 

우리는 항상 팀이 만들어지기 시작하는 희망찬 순간을 너무 좋아한다.

하지만, 팀은 당연히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 과정을 해쳐나와서 성공을 이룬 팀도 다시금 해체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우리 팀이 영원할 것이라는 것은 한낮 꿈에 불과하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해준다.

그리고, 최근에 팀이 해체되고 팀에서 나와야했던 나의 상황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팀이 해체된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것인가?

책에서는 영원한 팀은 없다며, 팀의 해체 역시 너무나 자연스러운 과정임을 이야기한다.

<펭귄, 팀프러너가 되다 (2012) >

팀의 핵심이 무너진 폐허 위에 선 베테랑들은 계속 전진하면서 새로운 팀과 도전과 목표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어. 계속 움직인다는 것이 후퇴는 아니야. 계속해서 깨어 있게 만드는 고무적인 변화이지. 팀원들이 한번 성공을 맛보면 다음 모험은 결국 훨씬 더 풍성하고 쉬운 경험이 돼 (P.165)

 

팀이 없어졌다고, 무엇을 할지 고민하고 있던 나에게 이 구절은 굉장히 강력하게 다가왔다.

팀은 없어졌지만, 난 그래도 가장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베테랑이다. 새로운 팀과 새로운 도전을 찾아 떠나야만 한다.

 

지금까지 왔던 과정이 나름 성공이라면, 난 또 다른 성공을 즐기러 떠나면 된다.

꼭 내가 아니여도 되기에, 남은 사람들이 나보다 더 잘할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나를 찾아 떠나야 한다.

그게 나를 뿐만 아니라, 모두가 행복한 길이 될 것이니까.

 

MTA 네트워크 여러분~~ 그 동안 부족한 저와 함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는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다시 뵙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