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al Innovation

노무현, 이명박, 그리고 박근혜의 외교 정책

열린 공동체 사회 2013. 3. 24. 12:17

한 정부의 외교 정책을 한 부분만 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는 접근이지만,

그래도 대표 정책을 보면 정책의 방향성을 볼 수는 있다.


노무현 정부의 외교정책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동북아균형자론'이며,


이명박 정부의 외교정책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실리 외교'라 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두 정부가 인식한

대한민국의 현실은 동일했다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강대국들의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으며,

중간자의 입장으로써 중요한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였고,


이명박 정부에서는 강대국들의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으며,

중간에서 잘 줄타기를 해서 국익을 잘 빼먹겠다는 접근이었다.



강대국들은 

노무현 정부에게는 니들이 뭔한다고 건방지게 나서냐는 비난했고,

이명박 정부에게는 너무 속이 뻔히 보이는 실익만 챙기려한다고 비난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둘 다 실패한 외교 정책이다.


노무현 정부는 균형자가 대단히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은 아니였다고 해명했고,

이명박 정부도 실리 외교라는 것이 우리만 잘 살겠다고 하는 건 아니라 해명했지만,


둘 다 정책에서는 균형을 외쳤지만, 

한 쪽은 너무 진취적이였고, 한 쪽은 너무 실리적이였다.


노무현 정권은 미국과의 동맹이 약화(?)됐다는 비난을 받았고,

이명박 정권은 너무 친미로 흘러버렸다는 비난을 받게 되었다.

(노무현 때 동맹이 약화되었다는 것에서는 이명박 정권의 억지 주장이라는 설도 있음)


+


박근혜 정권의 외교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 초미의 관심사이다.


대선 국면에서만 해도 박근혜 후보는

미국으로 치우친 전 정권과 선을 그으면서 중국과의 관계 회복 의사를 보였다.


언론에서는 성신여대 김흥규 교수가 주장했던 연미통중정책을 언급하며 

박근혜 정부가 최대한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외교라인 쪽 인선을 보면

친미성향의 인사들이 배치가 되면서 친미가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첫 해외 방문지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을 선택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고,

현실적으로도 미국을 선택해야만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과연 박근혜 정부의 선택은 어떻게 될 것인가?


+


이미 답은 정해져있다.


그리고 노무현 정권도 이명박 정권도 답은 알고 있었다.


강대국들 사이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중간에서 적당히 균형을 맞추면서 잘 조율해나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노무현 정권은 그 자리에서 주체성을 가지길 원했고,

이명박 정권은 그 자리에서 실리를 취하길 원했다.


둘 다 어찌보면 다른 방향으로 욕심을 부리다가,

오히려 균형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어찌보면 연미통중정책은 너무나 정답같은 이야기이다.


(sourse: 성신여대 김흥규 교수, 시진핑 체제 등장 후 대외정책 전망 中, 2013)



중간에서 교묘하게 줄타기를 하면서, 

손해보는 장사를 하지 않는 것...


하지만, 정치인들에게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는 것이다.


중간에서 교묘하게 줄타기를 해야되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그냥 중간에서 눈치만 보면서 손해만 보지 않는 것은 맘에 안드는 것이다.


가 명분을 얻거나, 실익을 얻어야지만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정치인에게는 잘했다는 평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나, 북한은 교묘하게 줄타기를 하면서

벼랑끝에 매달려서 각 나라에게 원하는 것을 다 얻어내고 있는데,

바보같이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멀뚱멀뚱 있기에는 너무나 싫은 것이다.


이 것이 바로 동북아균형자를 외치다 욕만 먹게된 이유이며,

이 것이 바로 실리외교를 하다가 실리는 하나도 못챙긴 이유이다.


2012년 대선 국면에서 역시나 정치인들은

주체적인 전략적 균형적인 역할을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노무현 정권 때 하도 욕을 먹어서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지는 않았음)


실무진들이나 학자들 입장에서는

또 다시 노무현 꼴나는 것아니냐 걱정할 수 밖에 없지만, 

선거에서 표를 얻어야하는 정치인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조금이라도 애국심을 자극하고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표를 얻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발언의 수위는 조금 낮았지만,

박근혜 대통령도 같은 맥락의 주장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당선이 되었기에 태도가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


극우파인 일본의 아베 정권도 당선이 되고 나서는

상당 부분에서 많이 양보한 실리적인 선택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


대한민국의 위치는 달라진 것이 없다.

아니, 오히려 북한이 계속 도발하면서 더 애매모호해졌다.


진짜 뛰어난 외교력이 더욱 더 필요한 시점이 된 것이다.


형잡힌 외교는 너무나 필수적인 요소이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접근할 것이며,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달려 있다.


노무현 정권이 동북아 균형자보다는 다소 수위를 낮췄더라면,

사실 그 취지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이명박 정권이 조금만 더 지혜롭게 처신했더라면,

사실 그 취지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어떠한 철학을 가지고,

다른 국가에게 어떠한 모습으로 보여지냐의 문제이다.


노무현 정권은 건방졌고, 이명박 정권은 야비했다.

주변의 강대국들이 보기에는 둘 다 아마추어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제 공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넘어왔다.


솔직히 진짜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면

욕심 없이 그냥 눈치만 보면서 가만히만 있어서,

문제만 크게 일으키지 않는 것도 방법일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은 그런 대통령을 원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지혜가 더더욱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인선잡음으로

정권 초기부터 시끌벅적한데,

정식으로 내각이 출발하였기 때문에.


이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실력으로

국민의 선택을 증명해줘야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