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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China / Beijing ① - 인천공항에서 베이징까지

열린 공동체 사회 2014. 7. 17. 01:02


언젠가부터 여름만 되면 연례행사처럼 인천공항에 가게 됐다...


2010년 중국
2011년 케냐
2012년 미국
2013년 미국
2014년 중국

역시 인천공항 가는 길은 리무진이 짱인듯...
고속도로 통행료랑 주차비를 생각하면 비용에서 절대적으로 비교가 안된다.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기는 한데, 인천공항역에서 내려서 한참 걸어야한다는 함정이...)

집에서 멀지않은 곳에 공항버스 정거장이 있기에... 
조금 서둘러 나왔다~ 괜히 버스 놓쳐서 발 동동구르기 싫어서...

항상 전자티켓도 출력해갔지만...
어느 순간부터 전자 티켓도 출력하지 않고 여권만 가져간다.

여권만 있으면 모든 게 해결되는 이 편리함이란~ ^^
(비행기 편명과 시간만 기억하면 되지만, 무인발권기를 이용하려면 예약번호도 기억해야한다는...)

확실히 자주 나가다보니 이제는 해외나가는 것이 익숙하다...
비행기를 탈때는 최대한 편한 옷으로 아이패드와 책 한권만 챙긴다...
(언제나 반바지에 혹시 몰라 긴팔을 가방에 하나 넣고 타는 것이 습관이다~)

+

혼자서 공항에서 출발하는 것도 오랫만이지만,
이번에 더 특별했던 것은 공항에서 근무하는 친한 동생을 만났다는...

오후 2시 비행기라 점심시간에 맞춰서 오랫만에 만났다~

의대생이기에 의무 복무를 인천공항에서 하고 있는 후배는
1년간의 교도소 근무를 마치고 얼마 전부터 검역관으로 근무 중이다~

한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는
출국할 때 약속하면 다들 즐겁고 신나서 신명나게 이야기 나누고 보내는데,
귀국할 때 약속하면 다들 피곤하고 귀찮아서 약속을 취소하기 태반이라는 것이다.
(귀국할 때는 비행기 시간에 쫒기는 것도 없지만, 집에 가는 것이 더 급하다는 새로운 사실~)

비교적 공항 내에서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면서~
출국심사소에서 만나서 전용 탑승동으로 이동해 게이트까지 배웅을 해주었다~ ^^

새롭게 안 사실 한가지,
국적기(대한항공, 아시아나)의 경우에는 게이트가 출국심사를 받고 나와서 바로 있지만,
외국항공사의 경우에는 반드시 1km 떨어져 있는 전용 탑승동으로 이동해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2008년 새로 오픈해서 외국항공사들을 위한 배려라고는 하는데, 승객들에게는 왠지 더 불편하게 느껴진다는...)

또 하나 새롭게 안 사실은
출국장 밖보다 심사받고 들어온 안쪽이 더 먹을데가 좀 더 많고 가격도 더 저렴하다는...
(사실 그렇다고, 먹을데가 아주 많은 것은 아니고, 푸드코트같이 식당이 2층에 모여있다는)


2층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신기한 풍경을 보았다.


10명쯤 되는 사람들이 궁정의 전통의상을 입고서

면세점 사이를 행렬하면서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임금과 왕후, 궁녀와 수기병까지 구색을 잘 갖추어 나름 괜찮아 보였다.)


별거 아닌 아이디어일 수 있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볼꺼리였고 지나가며 사진을 찍게 만들었다.

(한국인인 나에게도 흥미로운 풍경이였으니 외국 관광객들에게는 얼마나 흥미로울까~)


한국관광공사에서 한듯한데~

쇼핑에 관심없는 관광객들에게는 가뭄에 단비같은 괜찮은 볼꺼리였다.


암튼 직원 할인을 받는 후배에게 밥도 얻어먹고,
에스코트도 받으면서 출국게이트로 가는 길이 심심하지는 않았다~

9개 정부 부처가 모두 들어와 있고,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는 독특한 공간이기에
청송교도소에서 근무할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무래도 이곳에 온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아서 교도소 이야기를 더 많이 하기는 했지만,
다음 번에 만날때는 인천공항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듯하여 벌써 다음 만남이 기대된다.
(물론 내가 이 녀석이 근무하는 동안 여기에 또 다시 올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

+

인천공항에서 바로 베이징으로 가지 않고,
칭다오에 사는 누나를 만나서 하루를 쉬고 다음날 베이징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바로 베이징으로 가는 것이 더 편할수도 있지만,
여행의 마지막 행선지가 칭다오이기에 왕복티켓을 구입하려면 칭다오로 들어가는 것이 더 싸다.

또한 베이징 일정에 대해서 자세한 조율도 하지 않았기에,
칭다오 누나집에서 하루밤 자면서 이야기 좀 나누고 베이징으로 가는 기차에서 일정을 정리하로 했다.

인천에서 베이징이 비행기로 2시간이고,
인천에서 칭다오로 비행기로 1시간 + 칭다오에서 베이징으로 비행기로 1시간이지만,

칭다오에서 베이징으로 이동하는 것은 3시간 정도 걸리는 초고속열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가격도 비행기보다 조금 싸지만, 공항이 외곽에 위치하기에 이동시간과 수속절차를 고려하면 오히려 시간도 적게 걸린다.)

기차표를 구입하면서 가장 놀랐던 점은
평일 낮의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표를 사기 위해서 서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이제 원하기만 하면 전국을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다.
하지만, 기차표를 사기 위해서는 반드시 신분증이 필요하며 탑승 시 신분증 확인을 거친다.
(한동안 이런 통제가 없었는데, 신분증 하나 당 1개씩 구매하도록 최근에 다시 부활했다고 한다.)

기차표를 인터넷으로 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은 무인발권기를 이용할 수 없기에 창구에 가서 발권을 받아야했다.

그 덕에 나름 기차 시간보다 여유있게 기차역으로 이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너무 많아서 하마터면 기차를 놓칠 뻔 했다.

칭다오가 인구 870만명(2011년 기준)이기는 했지만,
신분증이 없이는 기차표 구매도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줄을 길게 서있다니...

중국은 새치기가 아직까지 너무 심해서 새치기 방지를 위해
공공장소에 가면 사람들이 끼어들 수 없게 칸을 구분해놓은 줄서기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사회적 신뢰가 없으면 부수적인 비용이 많이들어간다고 하더니, 확실히 통제를 위한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줄이 너무 길다보니 돈을 줄테니 표를 사달라는 사람들도 눈에 보였다.
하지만, 이런 일이 종종 있는지 행선지가 다른 사람 것까지 사려고하자 판매원이 판매를 거부해버렸다.
(대리구매에 실패한 여자는 다른 줄에 있는 사람에게 다시 한 번 기차표를 사달라고 부탁했다.)

솔직히 칭다오역이 서울역보다도 규모면에서는 더 큰 것 같은데,
그럼에도 사람들이 이렇게 붐비고 오랫동안 줄을 서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놀라울 따름이다.
(이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존재하는 것이 여기에서만 보는 기이한 현상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

중국의 초고속열차는 시속 350km까지 달린다고 하는데,
한국의 KTX를 탈 때 느꼈던 것과 마찬가지로 체감속도는 별로 높지 않다.

하지만, 중간중간 불필요하게 서지도 않고 끝까지 초고속철도로 연결되어서,
서울-부산보다 칭다오-북경이 더 멀지만 더 빠르고 편안하게 이동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서울-부산 노선은 경남의 주요 지역에 모두 서게 만들다보니 고속철도의 의미가 상당히 퇴색된 듯한 느낌이다)

앞으로도 더 많은 지역을 초고속열차로 연결한다고 하니,
다소 비싸고 까다로운 비행기에 비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수단이 될 듯하다.
(지금도 기차가 그렇게 많고 가격도 비싸고 신분확인을 함에도 불구하고 당일날 표 사기가 매우 어렵다고 한다.)


2005년 처음 중국에 방문했을 때,
심양에서 연길까지 10시간 가까운 시간동안 기차를 타본 적이 있다.

10년전 이야기라서 기차가 매우 느렸을 뿐만 아니라, 내부도 별로 깨끗하지 못했다.
3층 침대로 구성된 객석이 매우 신기했지만 온갖 음식 냄새와 소음들로 별로 좋은 인상은 아니였다.

이 번 열차는 초고속 열차이고 시간도 짧아서 앉아가는 좌석을 선택했지만,
확실히 더 깨끗하고 상쾌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물론 G로 시작하는 초고속 열차는 일반 열차에 비해서 가격이 비싼 편이다)

+

하지만 베이징남역에 내리는 순간 깨닫게 되었다.
칭다오 역의 그 수많은 인파는 시작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분명 러시아워는 2시간 정도 후인데도 불구하고
지하철은 지옥철에 가까울 정도로 매우 혼잡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때까지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게 너무나 일상적인 모습이라는 사실을...)

6일간의 베이징 일정을 위해서 교통카드(이카퉁)을 구입하기로 했다.
20위안의 보증금을 내고 10위안 단위로 충전해서 사용하는데 처음 충전할 때는 20위안 이상 충전해야한다.
(이카퉁이 없으면 매번 표를 살 때마다 긴 줄을 서야만 하고, 이용 시 무료 환승 및 할인 등의 혜택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여행에서 가장 편한 방법은 역시 택시를 타고 움직이는 것으로,
중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누나와 함께이기에 의사소통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하지만 6일이나 거주하기에 비용도 만만치 않을 뿐만 아니라,
택시를 타고 다니다보면 사실상 중국인들과 붙일칠 일이 별로 없어지게 된다.

나의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이 중국과 중국인을 이해하는 것이기에,
2위안이면 베이징의 모든 곳을 다닐 수 있는 지하철과 버스를 주로 이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맞이하여, 중국 정부는 지하철 요금을 2위안으로 내리고 무료 환승이 가능하도록 만들었음)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까 만약 택시를 타고 다녔으면,
아마도 베이징에서만 택시비로 1000위안 가까이 쎴을 듯하다.
(이카퉁을 살 때 100위안을 냈는데, 나중에 보증금까지 합쳐서 잔액을 환불받는 기분이 굉장히 쏠쏠하다.)

암튼 표를 사기 위한 매우 긴 줄을 앞으로는 안서도 된다는 점이 매우 반가웠고,
칭다오역의 수많은 인파는 베이징에 비하면 세발의 피라는 점이 세삼 놀라웠다.

하지만, 지하철을 탈 때마다 
매번 소지품 검사기를 통과해야한다는 불편함을 감수해야한다.

솔직히 자세히 검사기를 보지도 않기 때문에,
그냥 형식적인 듯한데 이 덕에 지하철을 탈 때는 항상 줄을 길게 서야만 한다.
(베이징 올림픽 때 설치되었다고 하는데, 설치비가 아까워서인지 철거하지 않고 아직도 사용중인 듯한 느낌이 든다)

숙소를 텐멘대제의 유스호스텔로 잡았기에,
숙소로 이동해서 짐을 풀고 텐멘대제에서 저녁을 먹는 것으로 첫날 일정은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