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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2 (The Godfather part2) - 1974

열린 공동체 사회 2014. 9. 10. 11:12

전편을 뛰어넘는 속편이란

어떻게 만들어야하는지 그 모범을 보여준 영화이다.



대부 2 (2010)

The Godfather: Part II 
9.4
감독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출연
알 파치노, 로버트 듀발, 다이안 키튼, 로버트 드 니로, 존 카잘
정보
범죄, 드라마 | 미국 | 200 분 | 2010-10-07
글쓴이 평점  


확실히 전편의 성공은 속편의 퀄리티를 급상승시켰다.

촬영, 편집 등의 기술이 불과 2년의 차이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뉴욕을 주무대로 활동하면서, 서부 진출을 로케로 처리했다면,

속편에서는 쿠바까지 진출하며 대대적인 해외로케를 감행하며 스케일을 완전 올려버렸다.


전편을 연상시키는 듯한 다양한 장면들(이탈리아식 파티, 장례식 등)도 꾸준히 등장하지만,

전편에서 궁금할만한 비토의 청년시절과 마이클의 대부가 된 이후의 모습을 교차편집해서 보여준다.


프리퀄의 시초라 불릴 수 있는 비토에 대한 회상들이 조직과 가족의 성장을 보여준다면,

속편의 핵심 시나리오인 마이클의 모습은 조직의 성장과 가족의 해체를 대조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나름 조직도 성장시키고 행복한 가정을 이룬 비토와는 달리

마이클을 거대해진 조직을 유지하고 성장시키기 위해서 가족을 해체시킬 수 밖에 없었다.



비토가 냉철하지만 인간미가 넘쳤던 것에 비해서

마이클은 철저히 냉정해지면서도 고립되고 말았고 그 누구도 믿지 않았다.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을 생각도 없었고, 한 편으로는 증오했던 마이클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서 사업에 뛰어들었고 형이 죽으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는 아버지를 닮고 싶었지만 그가 경험한 아버지는

적들과 치열한 전투로 하루하루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말년의 대부였던 것이다.


냉철한 사업가의 기질은 물려받았지만 그로 인해서 스스로 고독의 길을 선택하였고,

그는 가족들마져 포기할 수 밖에 없게 되면서 그에게는 단지 비즈니스밖에 남는 것이 없게 된다.



성공한 창립자가 사라진 이후

더 큰 성공을 이뤄야한다는 부담을 가진 2세 경영자의 고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끝없이 창립자와 비교 당할 수 밖에 없고,

창립자가 만들어놓은 것들을 부정할 수도 그대로 승계할 수도 없는 아이러니...


창립자에게 답을 찾고자 하지만

그가 살았던 시대와 환경은 다를 수 밖에 없고 더 이상 그의 생각을 들을 수도 없다.


스스로 선택을 해야하고, 조직은 이미 너무 비대해져버려서

창립자의 생각을 벗어나서 새로운 길을 찾아서 방향을 제시해야만 한다.


마이클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철저히 사업의 확장을 선택했고,

그것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이를 위해서 가족과의 단절을 선택하게 된다.


아버지를 뛰어넘는 사업적 성과를 올릴 수 있게 되지만,

그로 인해서 그는 고립될 수 밖에 없었고 성장의 대가는 쓰디쓴 아픔으로 돌아온다.


가장 인간적이지 못한 마이클이

사실은 가장 인간적인 삶을 원했던 막내 아들이였다는 점은

영화 마지막에 나오는 마이클의 모습을 더욱더 쓸쓸하게 느낄 수 밖에 없게 만든다.


+


속편에서도 유명한 명대사들이 많이 등장한다.

아무래도 가장 유명한 대사는 1편에도 스쳐지나가듯 나왔던 대사이다.


Keep close your friend, keep your enemies closer.


냉철한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전설이 되어버린 대사이며,

결국은 마이클 주변에는 친구가 아닌 적들만 가득차게 되어버린다.


나머지 명대사들은 대부분 마이클의 고뇌와 고독을 보여주는 내용들이였다.


I know it was you, Fredo. You broke my heart. You broke my heart.

If anything in this life is certain, if history taught us anything, it is that you can kill anyone.


대부는 원작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영화이다.

명대사들이 전설로 남으면서 강렬한 임펙트를 주고 있고,

포틀란 감독은 이 대사를 진짜 완벽하게 영화에서 살려내면서 대작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빠르지 않은 전개와 200분이라는 엄청난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군더더기 없어보이는 스토리의 전개도 이 영화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설익은 듯한 청년이 대부로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보여준 알파치노의 연기와

순수해보이던 청년이 어떻게 마피아로 성장하는지를 보여준 로버트 드 니로의 연기는 둘 다 일품이다.


말론 브랜도가 보여준 완성된 카리스마는 없지만

조직의 성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둘의 캐스팅은 완벽한 성공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속편에서는 알파치노가 좀 더 카리스마가 강해졌어야하는데 아쉽게도 아직 애띤 얼굴이 좀 남아있어보였다.)


지금의 알 파치노의 얼굴이라면 그냥 가만히 있어도 말론 브랜도에 밀리지 않았을텐데,

당시에는 아직까지 너무 어린 알 파치노였기에 속편을 좀 시간을 두고 찍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런 면에서 1990년에 촬영한 대부3편이 좀 기대되는 면이 있다. 망했다는 소리를 듣기는 했지만...)


암튼 최고의 명배우 로버트 드 니로와 알 파치노의 젊은 시절 연기를

이렇게 대조해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참으로 흥미로운 영화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역할의 차이가 있어서 그렇겠지만 알 파치노의 존재감이 확실히 더 두드러진 건 사실이다.)


이들이 더 대단한 것은 영화를 보는 내내 

말론 브랜도를 더 이상 떠올리지 않고도 대부를 볼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