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Innovation/Social Innovation

[사회혁신] 올리버는 어떻게 세상을 요리할까? - 박원순 (2011)

열린 공동체 사회 2014. 12. 13. 21:57


사회혁신(Social Innovation)이라고 하면,

왠지 뭔가 있을 듯하지만 그게 뭔지는 명확하게 개념이 잡히지는 않는다.


사회혁신에 대한 기존의 다양한 정의들을 보면,

한결같이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서 새로운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강조한다.

(영 파운데이션, 희망제작소, 토론토 사회혁신센터, OECD LEED, 프랑스 사회적경제 액터)


영 파운데이션의 제프 멀건은

사회혁신은 사실 우리 주변에서도 많이 일어나고 있지만,

이것이 '사회혁신'이라는 이름의 큰 흐름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복제 가능한 모델과 프로그램에 주목해야한다고 설명한다.


쉽게 이야기하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혁신적인 방법을 통해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이것은 복제가 가능해서 규모화를 할 수 있어야만 사회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그게 가능한 것인가?

그렇다면 복제가능한 모델은 도대체 어떤 형태로 일어날 수 있는가?


박원순 시장은 희망제작소의 상임이사 시절이던 2010년,

영국을 방문해 사회적 경제와 사회적 기업들이 어떻게 복제가능한 사회혁신비즈니스를 하고 있는지 확인했다.


올리버는 어떻게 세상을 요리할까?
국내도서
저자 : 박원순
출판 : 이매진 2011.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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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박원순 시장의 영국탐방기이다.


박원순 시장은 방문한 기관의 성격에 따라서, 

그리고 방문한 순서대로 생각의 흐름을 따라서 기록을 정리해놓았다.

나름 현장의 생생함을 살려서 독자가 마치 박원순 시장과 함께 영국을 방문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려고 한 의도도 보인다.


그 덕에 다소 지루할 수 있는 내용들이

단순한 백화점 식 나열이 아니기에 독자들도 생생한 영국리포트에 참여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책 뒷면에 자신이 만났던 사람들의 컨택포인트가 나열된 점도 인상적이다.

관심있는 사람은 직접 찾아가서 만나보라는 배려 차원일 것이다.

(물론 주요 인물들의 경우에는 연락처가 빠져있기는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책을 읽는 중요한 포인트는

여기에 나온 내용들이 현재 서울시의 시정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비교해보는 것이다.


일단, 시민사회에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정부는 자금을 지원하고

실제 실행에 있어서도 시민사회에서 주도한다는 기본적인 구상은 서울시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오히려, 시민사회의 역량이 따라주지 않아서,

더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듯한 인상도 주는 상황이다. 


박원순 시장은 시민들의 참여를 지속적으로 권장하고 있고,

이러한 트렌드는 다른 지자체에도 자극을 주면서 지방자치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확실히 불과 몇 년 사이에 서울을 비롯한 다양한 지역에서

사회혁신에 대한 새로운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


(사진출처: 희망제작소 홈페이지)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지역사회기업, 중간지원 조직, 자선 재단 등


다양한 형태의 사회혁신 움직임들이 영국에서는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띈 것은 지역사회기업들과 이들을 지원해주는 네트워크이다.


지역사회기업은 

지역사회에 기반해 규모는 작지만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들로

주택을 공유하고 관리하기도 하고, 지역에서 운영하는 가게들도 존재하고 있으며,

지방 정부의 자산을 이전 받아서 커뮤니티 카페, 에너지 생산 사업 등 지역 사회 발전에 도움되는 사업도 하고 있다.


국내에는 비슷한 개념이 마을기업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마을기업은 마을 공동체 활동과 별로 다르지 못하면서 기업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다.


결정적인 차이는 마을기업의 경우에는 

정부의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이 아직까지 부족해보인다는 점이다.


지역 사회의 경제 활동뿐만 아니라 공동체성 회복을 위해서는

이를 지탱해줄 마을기업과 다양한 형태의 지원네트워크는 반드시 필요해보이지만,


시민들의 역량이 자발적으로 올라오지 못한다면,

지방 정부차원에서 아무리 노력을 한다고 해도 별다른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


과연 박원순의 실험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과연 영국식의 사회혁신이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정도까지 가능할까?


현재의 시민의식을 봐서는 아직은 많이 멀어만 보이지만,

여기는 다이나믹 코리아가 아니였던가...


지난 몇 년간 보여준 새로운 움직임들은

한국의 새로운 사회혁신이 점차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아직도 전 근대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과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는 놀라운 나라 대한민국...


매일매일 새로운 내일을 기대하게 만드는

너무나 말도 안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이 나라가 어떻게 될지 참으로 궁금하다~